[칼럼] 전남 맞춤형 '이민정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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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남 맞춤형 '이민정책' 시급

윤영주 전 진도부군수, 행정학박사
[제일경제신문]통계청의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인구는 1980년대에 3천8백만 명이었고 2020년에는 5천2백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감소하여 2040년에는 5천만 명, 2070년에는 3천 7백만 명으로 예측되며, 대한민국의 미래는 1980년대보다 더 적은 인구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지방의 작은 도시는 서울과 경기지역으로 인구이동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가 더욱 두드러져 노인들만 사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산업현장은 심각한 인력난과 인구감소까지 불어 닥치면서 지역소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출산율 분석을 보면 1990년대 70만 명 이상이었던 출생아 수는 2020년에는 약 27만 명으로 급격하게 떨어졌으며, 이러한 추세로 가면 2070년에는 약 20만 명으로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이 된다.

사망자 수도 2000년대 이전에는 24만 명 내외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2010년부터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0년에는 약 3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70년에 약 70만 명으로 증가하여 2020년에 비해 약 2.6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이 된다.

한국사회는 2020년을 기점으로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시대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70년이 되면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이 46.1%로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을 해야 할 유소년과 고령 인구가 2020년에는 약 38.7명에서 2070년에는 117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와 같은 출생아 수가 지속이된다면 18년 후에는 대학교 입학정원이 약 20만 명으로까지 감소하게 되어 노동력을 제공해야 하는 산업현장에서의 심각한 인력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인구절벽 시대로 급속하게 진입해있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전망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는 물론 지역의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구이다. 전라남도가 지역소멸의 재앙에서 탈출하여 안정적인 인구 수를 유지하고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바로 생산가능인구의 확보일 것이다.

저출산‧고령사회의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지금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라남도는 많은 고민과 노력 끝에 각종 출산장려정책 등을 수시로 내놓고 있으나 인구증가와 산업현장에서의 인구확보의 효과는 크지 않은 것 같다.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생산가능인구의 확보가 어려운 이유는 저출산‧고령사회로의 급속한 전환 때문이며, 이 시점에서 전라남도의 인구문제를 해결할 정책은 바로 이민정책이다. 사망을 정책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출산정책과 이민정책은 현실적으로 도입이 가능한 전라남도의 인구정책일 것이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은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

그러나, 이민정책을 활용하면, 생산 가능 연령대의 인구를 직접적으로 확충함으로써, 인구 구조의 불균형을 개선하고, 노동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킬수 있다. 특히, 전문 기술을 보유한 인력이나 창업 의지가 있는 이민자들은 지역 산업의 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잠재력을 지녔다.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이민정책은 전라남도가 직면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절대적 감소, 고학력으로 인한 산업현장에서 심각한 노동력 부족의 문제를 해결할 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라남도가 이민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려면 전남으로 들어오는 이민자와 도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지역사회 통합정책의 개발과 종합적인 계획수립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남 맞춤형 이민정책을 수립하려면 우선적으로 전남 외국인 주민 실태조사, 외국인 유학생 조사, 외국인 근로자 조사, 전남 산업현장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전남 외국인 주민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국적취득이 어려운 요인은 한국어 능력시험에 대한 부담과 행정절차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요인이었으며, 한국생활에서 불편한 사항은 의사소통과 문화종교의 차이, 외국인 차별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건강 및 의료측면에서는 외국어 가능한 의료진 부족과 높은 진료비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조사되었고, 노동측면에서는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과 낮은 임금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조사한 2023 외국인 유학생 현황 중에서 전라남도 내 4년제 대학에 유학중인 학생 수를 살펴보면 초당대학교 437명, 동신대학교 374명, 순천대학교 288명, 목포대학교 166명, 전남대학교 제2캠퍼스 102명 등 약 1,413명이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유학준비단계, 대학생활단계, 진로취업 및 사후관리단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구체적으로는 유학비 조달을 위한 다양한 근로활동의 제약과 전공용어를 포함한 언어로 인한 학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대학 졸업 후 대학차원의 관리가 되지 않는 등 유학생 관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남형 이민정책 수립을 위한 SWOT분석을 해보면 전라남도는 이민정책 수립을 위한 조직구성과 강력한 의지, 유학생 유치를 위한 우수한 대학 인프라가 구축되어있는 강점이 있다. 외부적 측면에서는 정부의 이민정책 강화에 따른 (가칭)이민청 신설과 인구소멸지역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 등이 기회적 측면이 있다,

따라서 전라남도가 지역의 우수한 대학 인프라와 강력한 리더십으로 이민청 유치를 꼭 이루어내고, 우수한 유학생을 유치하여 산업현장의 빈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남 맞춤형 외국인 이민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전남 외국인 주민 생활실태조사와 외국인 유학생 현황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 개발과 함께 외국인 주민과 유학생, 근로자들이 통합적인 안내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가칭)전남 외국인 통합 지원 콜센터 구축과 함께 전라남도를 중심으로 22개 시군, 전남교육청, 대학, 노동청 등이 함께하는 외국인지원 거버넌스체계를 구성해야 할 것이다.

박철홍 기자 chelho74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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