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전남도민 없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선거용 ‘정치적 무리수’인가 공론화 과정 전무한 채 공동선언 강행… “지지율 정체·3선 도전 위기 타개책” 비판 박철홍 기자 chelho7442@naver.com |
| 2026년 01월 05일(월) 08: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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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록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의 행정통합 선언문 발표후 기념사진 촬영. ⓒ전남도 |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통합 드라이브를 순수한 지역 발전 전략으로만 보지 않는다. 현재 강 시장은 낮은 지지율로 고전 중이며, 김 지사 역시 호남 최초의 3선 도전이라는 녹록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재선과 3선을 앞둔 두 단체장에게 ‘행정통합’이라는 거대 담론은 개별 정책 실패나 성과 부진을 덮고, 자신들을 ‘역사적 결단’을 내린 지도자로 격상시킬 수 있는 절호의 프레임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시·도정 운영에 대한 엄중한 평가를 받아야 할 시점에 통합 논의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개인의 재신임 문제를 지역의 운명이라는 거대 서사로 전환해 비판을 피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행보”라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절차적 정당성’의 실종이다. 광역단체 통합은 주민의 대표권, 재정 구조, 선거 제도까지 뿌리째 바꾸는 중대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민을 대상으로 한 공개 설명회나 숙의 공론화 과정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전남도의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 의원은 “대통령이 국민주권을 강조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주민에겐 설명 한 번 없이 통합 시간표만 던져졌다”며 “이는 전형적인 폐쇄적 밀실 행정”이라고 직격했다. 주민 동의 없는 통합 추진은 결국 주민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겠다는 구상은 조급함의 결정판이다. 통합의 부작용이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증도 없이 선거 일정에 맞춰 통합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선후가 뒤바뀐 처사다. 만약 통합이 실패하거나 제도적 혼란이 발생할 경우, 선거를 통해 자리를 떠난 단체장 대신 그 피해는 온전히 주민들이 떠안게 된다.
오는 9일로 예정된 청와대 간담회를 앞두고 지역 사회의 신중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통합은 미래 전략이어야지 특정인의 선거 전략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결론을 정해놓은 ‘속도전’보다는 주민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전남의 백년대계가 단체장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편 행정통합은 지자체의 법적 지위와 권한이 완전히 바뀌는 과정이다. 현재 경상권 등 타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주민 투표와 지방의회 동의라는 높은 벽을 마주하고 있다
박철홍 기자 chelho7442@naver.com
